해외취업을 하고 싶으면 한국에서 회사에 입사하자마자 준비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물론 빠를수록 좋겠습니다만, 모국어를 사용하고 모든 인프라가 익숙한 한국에서 취업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여기에 해외취업 준비를 얹으면 이 기간 동안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의 취업에 우선 포커스를 하고, 한국에서 경력을 어느 정도 쌓으면서 해외취업을 준비하는 것이 효율적인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해외의 채용 시장은 한국보다 '레퍼런스/추천'을 많이 보는 편이기 때문에, 경력 없이 연고도 없는 외국인을 바로 채용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또한, 학력이나 자격증보다는 실무에서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채용하기 때문에 경력이 없이 증명할 수 있는 '실무 전문성'은 없기 때문에 보여줄 것이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해외취업이 가능해지기는 시기는 통상 3년 차 정도부터입니다. 1~2년의 경력으로도 물론 도전을 시작해 볼 수 있습니다만, 1~2년 일했다고 해서 실무를 했다고 잘 보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기간은 실무에 뛰어들어 새로운 문화와 시스템에 적응하고 일하는 방법을 배우는 기간으로 간주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경력을 어느 정도 쌓아서 3년 차 이상 이시라면, 바로 해외취업에 뛰어들기를 권장드립니다.
다만, 학위 없이 개발자로 일을 막 시작한 경우이거나 이미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해외취업 준비와 현업을 병행하며 학위를 취득할 여유가 되시는 경우에는 한국 방송통신대학의 컴퓨터공학 학사학위를 취득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한 가지 고려하실 점은, 한국 방송통신대학의 학사학위 취득은 만만 한일이 아니라고 들었기 때문에, 학업을 시작하기 전에 시간을 투자하여 졸업까지 잘 마칠 수 있는지 충분히 검토하시고 시작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대부분의 한국 대학이 출석을 잘하고 심각한 낙제점수만 받지 않으면 어렵지 않게 졸업장과 학위를 받을 수 있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개발자 해외취업에서 한국 방송통신대학 학위를 추천드리는 이유는 해외에서 개발자를 채용할 때 학위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 비자를 서포트하면 비자가 쉽게 나오지만, 비자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몇몇 나라들에서는 '비자 신청자의 직업과 관련된 공인된 대학의 학사학위가 있으면' 비자가 더욱 빨리 나오거나 잘 나오거나 혹은 더욱 좋은 종류의 비자를 제공해 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어떤 종류의 비자를 받더라도 막상 해외에서 생활하거나 업무를 하는데 차이는 없습니다만, 공인된 전문가로 인정받아 영주권을 조금 더 빨리 받을 수 있는 정도의 장점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국 방송통신대학교는 대한민국에서 국립대학으로 공인된 4년제 학위로 다른 국립대 대학교와 같은 시스템을 사용하며 동등한 지위를 누립니다. 그래서 비자를 발급하거나 할 때 학교 이름도 쉽게 찾을 수 있고, 증명서 제출도 매우 간단한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공인대학교에 대한 가산점이 있는 나라에서는 똑같이 이점을 누릴 수 있다고 합니다. 반면에 몇몇 사립대의 경우는 오히려 이런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들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방송통신대학교 관계자는 아닙니다.)
해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주니어보다는 시니어를 선호하고, 주니어보다는 시니어가 시장에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주변을 둘러보면 시니어 레벨에 있는 분들이 해외로 많이 진출하는 것을 목격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시장의 논리에 따라 해외취업에 대한 생각이 없었던 시니어분들도 제안을 받고 고민하여 해외로 이주하게 되는 외부요인이 많은 영향을 끼친 결과일 뿐, 시니어만 해외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고 보는 근거로 삼으면 안 됩니다. 주니어도 충분히 해외 취업에 성공할 수 있고,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나가야 더 적응하기도 쉽고, 더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해외에서 이미 개발자로 살아가고 있는 저와 제 지인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특히, 시니어로 해외에 이주하시게 되면 많은 어려움을 마주하게 됩니다. 한국에서와 같은 레벨을 인정받지 못하고 해외로 이주하게 되는 사례가 가장 흔합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는 모국어로 팀을 리드하거나 설계를 주도하던 개발자들도, 영어가 유창하지 않으면 당연히 같은 역할을 바로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통 한 레벨 정도 낮춰서 이주하여 팀원으로 어느 정도의 적응 기간을 거친 다음에 모듈 설계를 담당하고 팀 프로젝트 설계를 담당하거나 팀을 리드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이 기간까지는 적어도 1년 이상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며, 2년 만에 이것을 해낸다면 상당히 빠른 적응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외국어를 얼마나 잘 구사하느냐에 따라 기간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면에 주니어로 취업하시게 되면 커뮤니케이션이 크게 중요하지는 않아집니다. 물론, 의사소통은 할 수 있어야 합니다만, 토론을 주도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기보다는, 팀의 방향성을 이해하고 질문이 있을 때는 질문을 하고 답변을 잘 이해하는 정도의 커뮤니케이션 능력만 있다면 팀원으로 적응하여 실무적으로 기여하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또한 면접에서의 인터뷰 문제도 크게 복잡하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영어가 조금 불편해도 현재 역량과 앞으로의 가능성만 보여줄 수만 있다면 취업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0년 차 이상의 시니어가 되면, 면접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해집니다. 물론, 영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떨어뜨리지는 않기 때문에, 영어 능력이 부족하다 싶으면 문제도 천천히 말해주고 반복해서 말해주고 기다려줍니다. 그래도 여전히 면접 문제는 복잡한 상황을 이해하고 풀어내는 까다로운 문제이며 결과에 대한 기대치도 높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어가 조금 불편해져 버리면 실력을 다 못 보여줄 가능성도 크고, 앞서 말할 것처럼 인터뷰어가 충분히 기회를 주고 기다려 주지만, 인터뷰에서 많은 시간들이 언어적인 장벽 때문에 낭비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인터뷰에서는 이렇게 많은 배려를 해주고, 또한 실무에서도 언어 능력에 따라 많이 배려를 해주게 되지만, 시니어 본인의 성과가 낮아지며, 팀에도 약간의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이러한 점에서 오는 여러 가지 감점 요인들은 본인이 인정하고 감당하고 극복해야 할 과제가 됩니다. 또한, 아무리 레벨을 낮춰서 온다고 해도 동료들은 시니어의 경력을 이미 알고 어느 정도 기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본인의 연봉이나 레벨보다 더 높은 기대치에 따라 평가받는 불편한 상황도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해외취업에 대한 생각이 있으시다면, '합격'에 유리한 시니어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시작하시지 말고, 주니어 때부터는 해외취업의 문을 두드려 보시고 적어도 미드레벨(7년 차 이하) 전에 이주에 성공하여 해외에서 취업해서 영어를 실제로 배우면서 성장하는 게 좋겠습니다.
소프트웨어 만드는 일은 커뮤니케이션이며 연차가 높을수록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해짐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해당 언어가 모국어가 아닌 이상 단기간에 그 나라의 언어를 쓰지 않는 다른 나라에서 언어 실력을 향상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므로, 한시라도 빨리 이주하여 해당 나라에서 언어를 익히면서 실무의 경험도 키워가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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